스마토라 Smartorah

잘 살고 싶은 보통 사람의 기록

  • 2025. 4. 22.

    by. Ms.한발만

    동네산책 – 마포구 경의선 숲길

     

    서울 마포구는 예로부터 강과 길이 만나던 곳이었다.
    한강 북쪽에 자리한 마포는 '마포나루'라는 이름으로 익숙한데,
    이 나루는 조선시대 물길과 육로가 교차하던 중요한 교통 거점이었다.
    ‘마(馬)’는 말을, ‘포(浦)’는 나루를 뜻한다.
    즉, 마포는 말을 끌고 배에 실어 강을 건너던 지점,
    사람과 물자가 모이는 도시적 흐름의 중심이었던 셈이다.

    그 마포의 시간 위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다.
    과거 열차가 다니던 경의선 폐선 구간을 따라 조성된
    길고 조용한 선형공원, 경의선숲길이다.
    한때는 금지되어 있던 철길이 이제는 사람들이 걷는 길이 되었다.
    철로의 긴장감이 걷기의 여유로 바뀌었고,
    그 위에는 나무와 꽃, 벤치와 사람의 리듬이 자란다.

     

    철길을 걷는 일, 도시를 다시 잇는 일

    경의선숲길은 경의선 홍대입구역부터 가좌역까지
    약 6.3km의 폐선 구간을 복원해 만든 도심 속 선형 공원이다.
    직선으로 길게 뻗은 이 길은
    사람과 길, 상점과 공간, 기억과 시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

    예전엔 열차가 달리던 철로였지만,
    지금은 도시의 리듬을 천천히 이어주는 산책로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에 흔치 않은 ‘선형공원’이라는 점에서
    도시계획적으로도 실험적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서울 시민이 가장 자주 걷는 길 중 하나가 되었다.

    길은 단순히 걷는 코스가 아니라
    중간중간 예술, 책, 식물, 커뮤니티가 녹아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의 성격도 띠고 있다.
    그래서 이 길을 걷다 보면 단지 걷는 것을 넘어
    도시의 이야기를 새롭게 읽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걷기 좋은 구간 3가지 추천

    ① 홍대입구역 ~ 연트럴파크 구간

    경의선숲길의 가장 대표적인 구간.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와 바로 진입할 수 있으며,
    연남동을 관통하는 이 구간은
    걷는 길과 상점, 벤치, 나무, 카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곳은 **'연트럴파크'**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도시적 감성과 산책의 여유가 공존하는 장소다.
    연남동 특유의 감성 가게와 소형 갤러리,
    길거리 악사와 책방들이 걸음마다 연결된다.

     

    ② 연남동 끝자락 ~ 가좌역 방면 구간

    조용히 걷고 싶을 때 추천되는 구간이다.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이고,
    공간 간격이 넓어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낮추기 좋다.

    가을이면 노랗고 붉은 단풍이 길 위에 겹겹이 떨어지고,
    밤에는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깔려
    혼자 걷기에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③ 경의선책거리 구간 (홍대입구역 ~ 신촌 방면 연장선)

    경의선숲길의 확장 개념으로,
    책을 중심으로 꾸며진 거리.
    중고서점, 독립출판물 서가, 야외 북큐브 등이 있어
    걷다 멈춰서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는 정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교통 정보와 접근성

    경의선숲길은 홍대입구역에서 시작해
    가좌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이어지며,
    지하철 2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을 모두 아우른다.

    •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연트럴파크 진입
    • 가좌역 2번 출구: 후면 조용한 산책길 접근
    • 연남동사거리 정류장: 버스 이용 시 주요 접근지
    • 신촌, 합정, 연희동 등과 연계한 도보 산책 루트 구성도 가능

    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
    자신의 일정과 체력에 따라 중간 진입/이탈이 자유롭다.
    주말보다는 평일 오전이나 해질 무렵이 비교적 한산하며,
    사진을 찍거나 혼자 걷기에도 여유롭다.

     

    근처 맛집

    • 연남돼지상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266-7. 전화번호: +82 2-332-1052. 평점 4.4. 연남돼지상회 
    • 툭툭누들타이 본점: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34. 전화번호: +82 2-337-8290. 평점 4.3. 툭툭누들타이 
    • 바다회사랑 본점: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27길 51. 전화번호: +82 2-338-0892. 평점 4.2.
    • 어쩌다, 홍대: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30길 12. 전화번호: +82 2-332-8229. 평점 4.3. 어쩌다, 홍대 인스타그램 
    • 미미루: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57-21. 전화번호: +82 2-332-1128. 평점 4.1.

     

     

    도시가 만든 숲길, 감성의 흐름을 따라 걷다

    경의선숲길은 처음엔 ‘도심 속 공원’으로 소개됐지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도시와 연결되는 감성의 실타래’처럼 작용한다.
    철길이었던 과거가 사라진 게 아니라
    그 흔적 위에 새로운 감각이 덧입혀졌기 때문이다.

    어딘가 향하고 있는 듯한 선형의 길,
    걷는 동안 마주치는 작고 다양한 장면들,
    그리고 커피 한 잔과 함께 멈춰설 수 있는 공간들.
    경의선숲길은 도시가 만든 길이지만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는
    서울에서 가장 인간적인 산책길 중 하나다.

     

    마무리하며 – 길 위에서 서울을 다시 만나는 방법

    서울은 빠르지만,
    이 길 위에서는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걸을수록 도시가 보이고,
    멈춰설수록 나 자신에게 다가가는 느낌이 든다.

    마포구라는 이름 속에
    말을 끌던 나루의 기억이 있다면,
    지금의 경의선숲길은 사람을 잇는 걷기의 나루다.

    도시를 걷고 싶을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혹은 누군가와 아무 말 없이 나란히 걷고 싶을 때,
    경의선숲길은 언제든 길을 열어줄 것이다.